이호정(엄마표코딩) 인터뷰
이호정(엄마표코딩) 인터뷰
"챗GPT·퍼플렉시티·클로드·코파일럿·제미나이 다 잘함"
2024년 12월말 경에 예약 판매를 시작하고 벌써 한 달이 넘었습니다. 작가님의 근황은 어떠신지요?
저는 감사하게도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예약 판매 이후에 북콘서트, 온라인 강의, 프로필 촬영, 유튜브 영상 제작까지 매일을 쪼개서 지냈어요. 바빠서 어쩔 때는 너무 힘들면서도, 긴 경력단절 기간 동안 자존감이 바닥을 쳤던 지난 날을 생각하면 감사하고 벅차더라고요. 그때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날들이거든요.
최근에 다 잘함이 교보문고 일판매 분야 1위를 했습니다. 그리고 교보문고 분야 종합 베스트셀러 2위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아이들과 함께 서점에 방문한 사진도 공유해 주셔서 잘 봤습니다. 베스트셀러 작가님이 되신 기분은 어떠세요? 그리고 가족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특히 아이들의 반응이 너무 궁금합니다.
제가 예전부터 서점이라는 공간을 참 좋아했어요. 어렸을 때는 남는 시간이 많아서 좋아하는 책 몇 권을 여러 번 반복해서 봤었고, 또 평소에 장난감을 잘 안 사주시는 부모님이 서점에 데리고 가서, ‘자, 너희가 읽고 싶은 책 한 권씩 골라 봐.’ 하면 너무 기뻤던 기억이 나요.
서점이 좋아서 20대, 30대에 한 번씩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었는데요. (동네 작은 서점에서 근무하면서 주말 아침에 제가 처음 딱 오픈해서 근무를 시작했는데, 밤 사이에 책들이 특유의 냄새를 쌓아놓거든요. 아침에 서점 문을 처음 열면 책 냄새가 묵직하게 다가와요. 저는 그 냄새가 참 좋더라고요.) 그때부터 나만의 책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어떤 장르의 책이라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고, 그냥 막연하게 책을 한 권 쓰고 싶었어요. 그래서 책을 쓰면서도 정말 꿈만 같더라고요. 한편으로는 ‘내가 뭐라고 책을 쓰나..’ 그런 마음도 늘 한 켠에 있었는데요. 제 책이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니까 제 스스로의 자존감도 올라가는 것 같더라고요. ‘아, 나도 책을 써도 되는구나.’ 하고 인정받은 것 같고요. 그리고 가족들도 함께 정말 기뻐해 줬어요. 제가 아이들과 서점에 자주 가는데, 제가 처음 책을 쓴다고 말했을 때, ‘그럼 엄마 책도 서점에 들어오는 거냐. 엄마 책을 사서 집에 돌아가면 정말 뿌듯할 것 같다.’라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런데 베스트셀러 책장에 있는 엄마 책을 보니까 너무 자랑스러웠던가 봐요. 아이들이 서점에 있는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이 책이 엄마 책이에요!’라고 외치고 싶다는 걸 제가 겨우 말렸습니다.
책을 쓰게 된 계기와 목표는 무엇이었나요?
사실 저는 제가 책을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는데요. 처음에는 정말 감사하게도 리코멘드 대표님께서 먼저 집필을 제안해 주셔서, 이 귀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일단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 다음 어떤 책을 쓸지를 고민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부모님을 위한 AI 소개 및 활용서를 쓰려고 했다가 패스트캠퍼스에서 AI 활용법 강의를 하면서 방향성을 바꾸게 되었어요. 책을 쓰려는 당시 AI 활용서가 시중에 이미 많이 나와있었는데, 책을 좀 살펴보면 ‘이런 프롬프트를 사용자가 굳이 쓸 일이 있을까?’ 싶은 것들이 좀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책을 쓸 때 ‘정말 실용적인 예제들로 구성해야겠다.’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책을 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일까요?
앞 질문과 연결이 되는 이야기인데요. ‘독자에게 와닿는 책을 만들자. 업무나 자기 개발에 진짜 도움이 될 만한 활용 예제들로 채워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사실 개발 분야에서만 일을 해 봤기 때문에, 다른 직군에 종사하는 분들은 어떤 프롬프트가 필요한지 알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검색도 많이 해 보고, 제 주변인들에게도 많이 물어봤습니다. 다행히 가족, 친구나 지인들이 꽤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하고 계셔서 많이 도움받을 수 있었어요.
독자들은 텍스트 생성형 AI의 거의 모든 툴을 사례로 배운다는 것에 많이 반기고 유용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독자들의 이러한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AI가 화제가 된 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중에 AI 이론서들이 꽤 많이 있거든요. ‘AI가 어떤 건지 알고 쓰자.’에 대한 니즈를 채워 줄 수 있는 좋은 책들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저의 책은 ‘그래서 AI를 어떻게 쓰는 건데?’에 대한 답을 줄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저도 이것을 목표로 했고요. AI를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저는 그보다 AI를 어떻게 쓰는 건지 구체적인 팁들을 드리고자 했고, 제 의도를 독자분들이 잘 알아주시고 반겨주신다니 정말 기쁩니다.
책에서 다룬 사례 중에서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제가 활용 사례로 따로 분류하지는 않았지만, 챗GPT와 클로드의 번역투를 비교하려고 ‘어린 왕자’의 원문을 인용해서 번역해 달라고 요청한 사례가 있었어요. 그 사례는 제가 의도한 것처럼, 클로드가 좀 더 매끄럽게 잘 번역해 주더라고요. 그래서 ‘와, 좋다. 재밌다.’고 느끼고, ‘그럼 이번에는 사투리도 한번 비교해 볼까?’ 해서 사투리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써 달라고 했었는데요. 사투리는 챗GPT가 좀 더 자연스러운 거 같은 거예요. 다행히 제가 여러 번 시도했을 때 챗GPT가 매번 더 자연스러운 건 아니었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는데요. 결국 그건 사례로 쓰지 못했는데 무척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을 훨씬 효율적으로 볼 수 있는 팁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A) 제가 책에 쓴 모든 AI를 다 배워보는 것도 분명 도움이 되겠지만, 만약 나는 시간이 별로 없다고 하시면 AI의 각 특징들을 파악하신 다음에 두세 가지 정도만 정해서 배우시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저는 챗GPT, 퍼플렉시티, 클로드, 이렇게 세 가지를 주로 쓰는데요. 퍼플렉시티는 검색용, 클로드는 글 쓸 때나 시각화가 필요할 때, 챗GPT는 그 외의 케이스에 대해서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세 가지만 주요 활용법을 파악해 두시면 바로 실무와 실생활에 적용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자신의 직무에 따른 활용 사례들을 쭉 익혀두시면 그것도 굉장히 효율적일 것 같습니다.
엄마표 코딩이라는 채널을 운영하시다가 이 책도 쓰시게 되었는데, 엄마표 코딩 채널을 시작하게 된 계기, 그리고 향후 이 채널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사실 채널을 시작했던 건 거창한 이유가 있던 건 아니었어요. 남편의 권유로 시에서 지원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양성 교육을 듣게 되었는데요. 그때 채널을 만들어야 하는데, 제가 그 당시 이미 경력 단절이 오래되어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고 느꼈어요. 저는 재주가 딱히 없었거든요. 그래서 생각했던 것이 엄마표 교육 채널이었는데, 그때 엄마표 수학, 엄마표 영어 채널은 이미 많고, 그 분야에서 자리잡은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개발 경력을 살려서 엄마표 코딩 채널은 어떨까 생각했어요. 현업으로 돌아갈 정도의 실력은 남지 않았지만, 아이들을 가르칠 정도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생각처럼 자리를 잡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엄마표 코딩 교육에 대한 수요가 작았던 것 같아요. 때마침 감사하게도 챗지피티가 출시되고 나서 저도 생성형AI 활용법에 대한 영상을 올렸는데, 챗지피티에 커진 관심만큼 제 채널도 성장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이렇게 책도 쓰게 되었고요. 앞으로도 여러 생성형 AI 활용법을 때로는 넓게, 때로는 깊게 알려드리면서 많은 분들이 생성형 AI를 편안하고 유용하게 쓰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싶어요.
최근 Deepseek가 시장을 강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의견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DeepSeek가 설연휴 동안 굉장한 화제가 되어 기사가 쏟아지더라고요. 저도 관련해서 유튜브 영상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DeepSeek의 뛰어난 성능도 경험했지만, 개인정보 유출에 관련한 부분에서는 믿음이 가지 않더라고요. 또 객관적이고 투명한 정보를 주어야 하는 생성형 AI가 중국의 특정 정보에 관련된 답변은 회피한다는 것도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윤리적으로 올바른 AI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도 AI 시대에 길러야 하는 AI 리터러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 굳이 사용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Deepseek와 같은 새로운 AI가 등장하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어떻게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있을까요?
앞으로도 DeepSeek처럼 기존의 생성형 AI와 맞먹는 새로운 AI들이 쏟아져 나올 거예요. 사실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가장 잘 아는 방법은 내가 직접 사용해 보는 것인데요. 이미 AI 서비스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일일이 써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가 만드는 유튜브 영상처럼 직접 사용해 본 사람들이 올리는 AI 서비스에 대한 활용법, 리뷰 영상, 또는 블로그 게시물과 같은 정보로 확인해 보고 시도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생성형 AI의 장점, 특징을 파악하고 내게 필요한 몇 가지 생성형 AI를 깊이 쓸 수 있다면 그것 또한 내가 가진 능력이 된다고 전 생각합니다.
이 책을 사려고 하는 예비 독자들에게 꼭 해 주실 말씀이 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책에서 얻어낼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얻어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내게 꼭 필요한 예제라면 직접 실습해 보시고, 실습을 따라하시면서 어려운 것이 있으시면 제게 적극적으로 물어보시고요. 제 이메일로 구매 인증을 하신 분께 강의도 보내드리고 있는데요. 책과 강의, 그리고 저를 최대한 활용하셔서 책 정가보다 10배 이상의 가치를 얻어가시면 좋겠어요. 저도 독자분들의 질문을 통해 발전할 수 있어서 윈윈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작가님 덕분에 생성형 AI를 잘 활용하게 되었어요.’라는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정말 보람찰 것 같습니다.
2024년 한해 굉장히 바쁘게 지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집필, 온오프 강의 등. 2025년은 어떻게 지내실 계획인가요?
2025년도 비슷하게 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주로 온라인 강의, 유튜브 영상 촬영을 할 것 같고, 두 번째 책 집필도 하게 될 것 같고요. 다만 강의나 집필 모두에서 작년보다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작년에는 일이 들어오는 대로 받으면서 제 스스로 한계를 많이 느꼈는데요. 올해는 적당히 쉬면서 가족들과 시간도 보내고, 강의와 책 모두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잘 준비하고 싶어요. 작년에는 일이 겹치면서 하나의 일을 짧은 시간 내에 해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쉬웠거든요. 많은 것을 이뤄내기 보다 제가 맡은 일들을 책임감 있게 해내는 한 해를 보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