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정 인터뷰
이효정 인터뷰
"AI 시대 사수 없는 마케터의 질문 수업"
“사수가 퇴사했다!” 굉장히 공감가는 부제입니다. 실제로 이런 경험이 있는 마케터들이 많을 것 같고요. 작가님도 실제로 사수 없이 마케팅을 해야 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사실 이 책의 예상 독자층이 처음 마케팅을 시작했던 당시의 ‘저’인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에 창업을 하고 제 아이템을 소개하기 위해서 다양한 마케팅을 정말 맨땅에 헤딩 하듯 시작했거든요. 블로그는 해본 적도 없는데 처음으로 블로그 개설해서 그냥 글 쓰면 누군가는 봐주겠지 하면서 포스팅을 하고, 여기저기 카페에 가입해서 글 쓰고 지워지고 강퇴당하면서요.
누구한테 물어보고 싶어도 물어볼 곳이 없어서 여기저기 커뮤니티에 글 올려가면서 물어보고 단톡방에 들어가서 질문하고 하면서 배웠죠. 사실 누가 알려주면 하루 만에 될 부분인데 일주일 넘게 고생도 해보고 버튼 하나 못 찾아서 하루종일 고생해 보기도 하고요. 지금이야 AI한테 물어보지만, 그땐 정말 물어볼 곳이 없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한테 조금 더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게 사실은 이 책이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한 십몇 년 전에 저한테 있었으면 참 좋았을 것 같은 책을 만들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강의 현장에서 만난 주니어 마케터들이 가장 많이 토로하는 고민은 무엇이었나요? 그 고민이 이 책의 출발점이 됐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제 책의 출발점은 “아는 게 없어서 질문을 못 하겠어요.”라는 답변이었습니다. 강의를 하면서 질문을 많이 받기도 하고 유도하기도 합니다. 중간중간 쉬는 시간 전에 질문 있으신 분? 하고 꼭 물어보는데요. 그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아직 아는 게 없어서 질문을 못 하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내가 뭘 물어봐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상당수구나 하면서 고민을 시작했고요. 현장에서 강의를 하면서 생각보다 더 많은 분이 그런 고민을 하는 걸 느꼈습니다. 대표님하고 저하고 이제 몇 년 전에 통화를 할 때 저한테 통화하셨던 내용 기억나실지 모르겠지만 그때 그 문장을 딱 얘기를 하셨어요. 그러면서 뭘 물어봐야 될지 모르겠어요. 그게 제 얘기 같아요, 라고 하시면서 이 책을 아마 출판을 결심하시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데 사실 저도 거기서 시작한 것 같아요. 그러고 나서 이제 그럼 제 강의를 책으로 만들어서 엮어보면 어떨까 하는 단계로 넘어오게 되었습니다.
“맛 없는 걸 맛있다고 팔아야 하는 직업 아니냐”는 편견에 대해 책에서 작가님의 생각을 펼쳐놓은 내용이 있는데요, 마케터라는 직업의 본질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요?
마케터라는 직업을 한 단어로 정리하면 저는 ‘설득’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에서도 이야기하듯이 소비자와 의사결정권자 둘을 설득하는 것이 마케터의 일인데요. 설득은 상대방이 내 의견을 수용하거나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마음을 움직이는 과정을 의미하게 되는데요. 이때 “맛없는 걸 맛있다고 판다”는 설득보다는 속임수에 가깝죠. 제 책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마케터는 자신의 상품의 쓸모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합니다. 그게 책에서 나오는 소구점 찾기 부분이고요. 명확하게 소구점을 찾고 그 소구점이 통하는 사람들(타겟)을 찾아 설득하는 과정이 마케팅이죠. 맛없는 걸 맛있다고 파는 건 사기에 가깝죠.
AI가 등장하고 나서 AI를 매우 활발하게 활용하는 직군이 마케터라고 들었는데요, 단순히 AI 사용법이 아닌 AI에게 던지는 질문력, 즉 이 책의 제목이 ‘질문 수업’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실 AI의 등장은 마케터에게 좋은 점과 나쁜 점 두 가지가 다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마케터의 업무가 엄청나게 줄어든 건 사실인 것 같아요. 콘텐츠 제작이나 데이터 분석에서 AI가 들어오면서 일이 정말 많이 줄었습니다.
제 경우에는 보통 3~4시간이 걸릴만한 업무를 30분 만에 끝내는 경우가 허다하고요. 보통 직원에게 업무를 줘서 업무를 처리하는 것보다 제가 직접 AI를 통해서 하는 게 빠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중요한 건 제가 그래도 A to Z를 모두 다 해봤고 지금도 실무를 보고 있기 때문에 이런 퍼포먼스가 나온다는 것인데요.
사실 지금의 AI는 만능이 아닙니다.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결과물의 차이가 굉장히 벌어지거든요. 프롬프트 한 줄이 승부를 가른다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어떻게 질문하고 어떻게 학습시키는 지가 결과물을 뽑아내는 데 있어서 그 차이가 어마어마하게 나오게 되죠.
그렇기에 이제는 어떤 질문을 하고 그걸 통해서 어떤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결과물을 뽑아내는가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앞서 우리 앞선 질문에서도 이야기했듯이 강의 중에도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답하는 주니어 마케터들에게는 AI라는 훌륭한 사수이자 부사수에게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모르기에 그걸 알려주는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인 질문이 구체적인 답을 만든다”고 하셨습니다. 독자가 오늘 당장 자기 업무에 적용해 볼 수 있는 질문 팁이 있다면요?
제가 AI를 쓰는 방법을 알려드리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아무래도 이동이 많다 보니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많은데요. 이때 저는 AI하고 대화를 꾸준하게 나눕니다. 사적인 대화를 하는 경우는 사실 없고 보통은 특정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요. 예를 들어서 제가 발표하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기획하고 있다면 AI하고 그것과 관련된 대화를 나눕니다.
“발표하는 방법을 강의로 만들고 싶어, 이거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구체화 해보자” 라는 말로 처음을 시작합니다. 그러면 이제 AI가 어떤 내용이 들어가면 좋을지 역으로 질문을 하기도 하고, 강의 커리큘럼의 초안을 짜주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마음에 들진 않습니다. 그럼 이제 어떤 부분을 강조할지 뺄지 아니면 추가할 부분은 어떤 게 있는지 등을 대화를 하면서 이야기를 합니다.
한 30분~1시간 정도 이야기를 하면 이제 다 말한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질문을 합니다. “여태까지 나눈 대화를 기반으로 강의 커리큘럼을 정리해 줘” 1시간 동안 AI와 나누면서 무슨 내용을 넣을지 뺄지 강조할지 등을 다양하게 이야기한 내용이 커리큘럼이 돼서 나오게 됩니다.
AI는 대화창이라고 하는 공간에서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과물을 내놓게 됩니다. 물론 다른 대화창을 통해서 했던 내용도 어느 정도 기억은 하지만 한 대화창에서 나눈 내용을 가장 잘 반영하게 되기 때문에 대화창에 많은 정보를 입력하고 그걸 토대로 결과물을 뽑아내야 합니다. 그래서 프롬프트 한 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흐름으로 어떤 방향으로 질문을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검색 마케팅 파트에서 키워드 리서치를 강조하셨는데, AI 시대에도 키워드가 여전히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GEO 파트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GEO는 어느 순간 툭 하고 되는 게 아닙니다. SEO라는 반석 위에 올라가는 거라고 생각해도 되는데요. 키워드라는 것은 결국 사람들이 어떤 것을 궁금해하고 찾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반대로 많이 검색되는 키워드는 사람의 관심도를 나타내고 그게 AI에 대한 질문으로도 이어지기도 하고요. 구매로도 이어지게 됩니다. 사람의 마음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판단하는 건 어렵지만 키워드는 사람의 마음을 수치화한 굉장히 중요한 지표 중에 하나입니다. 그렇기에 키워드 리서치는 아직도 그리고 앞으로도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합니다.
블로그 마케팅에 대해 “아직도 해야 하나요?”라고 묻는 분들이 많을 텐데, 2026년 현재 블로그의 역할을 어떻게 보시나요?
지금 인터뷰를 하는 시점을 기반으로 블로그의 트래픽도 많이 줄어들었고 사람들의 관심도 많이 줄어들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블로그는 여전히 중요한 채널 중에 하나라는 건 변함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중요도의 차이는 있겠지만요. 네이버에서도 AI 검색 결과를 도입했고 사실 거기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정보가 블로그를 기반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네이버에서 AI의 답변을 해주고 거기에 인용되기 위해서는 블로그라는 채널이 아직도 유효하고 중요하다는 게 제 견해인데요. 그래서 당장 블로그와 연을 끊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여태까지 쌓아놨던 콘텐츠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 채널이 GEO의 단계에서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SEO는 익숙하지만 GEO는 아직 낯선 독자가 많습니다. GEO가 무엇이고, 왜 지금 마케터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지 쉽게 설명해 주신다면요?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는 생성형 AI에 질문을 했을 때 AI가 하는 답변에 자연스럽게 인용되도록 의도적으로 방향성을 잡고 작업하는 겁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검색 엔진보다 검색하기보다는 생성형 AI에 질문을 하는 시대로 바뀌었기 때문에, 그 질문에 대한 답변에 어떤 것이 인용 되느냐에 따라 소비자의 행동 패턴이 달라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GEO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새로 등장한지 2~3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개념이지만, 이걸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내용을 따라간다면 마케터에게 충분히 큰 무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이 순간 사수 없이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마케터에게 한마디 해 주신다면요?
제가 이 책을 낸다고 저희 수강생 단톡방에다가 올렸더니 "저한테 너무 필요한 책이에요. 이거 지금 제 얘기예요"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사실 저도 사수 없이 일을 배웠었고, 사수 없이 일한다는 게 굉장히 힘든 일이고 의지할 데가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제가 한 번씩 컨설팅을 나가면 담당 마케터 분들이 "물어볼 사람이 있어서 너무 좋아요"라고 얘기를 하실 때도 있어요. 이 책이 그런 분들이 할만한 질문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책이고, 그분들에게 답변을 한다는 생각으로 쓴 책이거든요. 내가 궁금해했던 내용이 이거구나, 또는 내가 이런 걸 궁금해했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책이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미 필드에 계신 분들도 이 책을 많이 읽으실 것 같아요. 모자란 부분이 있다면 또 좋은 기회가 돼서 직접 만나 뵙거나 혹은 온라인상에서 또 좋은 답변을 드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고요. 여러분들처럼 혼자 하시는 마케터들이 너무 많습니다. 나만 이렇게 헤매고 있는가 하고 생각하지 마시고요.
제가 우리 수강생들이나 아니면 지금 현업 마케터분들한테 많이 하는 얘기 중의 하나가 헤맨 만큼 내 땅이라는 말이거든요. 누가 옆에서 하나하나 알려주면 빠르게 배울 수 있는데 그게 내 거가 되는 데는 오히려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어요. 그래서 지금 혼자 맨땅에 헤딩하면서 다양하게 헤맨 그 모든 게 자산이 되고 걸음이 되어서 더 좋은 마케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